다시 또 보는 첨밀밀

다시보는 첨밀밀


얼마전 자기소개를 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에 슈렉을 답했다. 마음 속에 떠오르는 답은 8월의 크리스마스였는데, 사실 그것은 처음 보았던 때의 이미지이지 영화는 잘 기억이 안난다. 슈렉은 좋아하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가장 좋아한다기에는 어딘지 부족한 면이 있다. 잊고 지냈었는데, 나에게 최고의 영화는 첨밀밀이었던 것 같다.

지난 번 글을 보니 2년 반 전이다. 그 때는 오늘과는 또 참 다르게 봤네. 그 날은 기분이 무척이지 않좋았었으니까. 아마도 그 기분을 영화로 달래려 보지 않았을까. - 시간을 보니 기분이 안좋기 전이구나. 그럼 영화보다 기분이 다운돼서. 그랬나.

다시 보는데, 진짜 하나도 기억안나는 씬도 많고, 스토리도 이제사 연결되기도 하고. 대체 처음 보았을 때는 뭘 본 건가 싶기도 하다. 9년전? 순진한(!) 고등학생 시절, 뭘 알아야 느끼지. 그러고도 좋다고 좋은 영화로 기억을 했으니, 뭐가 좋았던 건지. 하기는 그 때 본 영화가 몇 개 안되니, 다 좋았다고 기억을 하는지도. 그 때 이 영화 좋다고 추천했던 그 놈은, 같이 어린 나이에, 참 성숙했구나.


보면서, 그 소심하고, 바보같이 손해보고, 친군지 애인인지 헷갈리는 여소군 캐릭터에 막 자기동일시를 하면서 빠져들다가. 근데 그런 거 위험하잖아, 영화에서 쟤는 저랬으니까 나도 이렇게 해야지, 저렇게 될거야. 내가 사는 건 소설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각자 자기 생각대로 살아가는 걸. 이야기처럼 그 단순한 폭 안에서 맞아돌아가지 않는 걸. 그렇게 멈춰 세웠다.

그리고... 이방인? 외톨이? 그런 거, 많이 느꼈고. 소정처럼 결혼할까봐 결혼이 무섭고. 그건 소군 입장도 마찬가지지만. 이번엔 윌리엄 홀든에 빠져 살은 소군 고모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애. 그 짧은 기억으로 지금껏 살아왔네요. 이런 거. 그리고 홍콩의 부침?

아직도, 이해 못하겠는 건, 이교가 구양표를 따라 가는 것... 누구는 매몰차게 하기에는 표가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그랬다고 하기는 하더구만, 그럼 자기는. 자기 감정은. 나이 더 먹고 다른 경험을 더 하면, 그러면 그러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뉴욕 씬에서 LG 간판을 보았다. 96년에도 타임스퀘어에는 LG가. 입사 전에는 안보였을 것들.

by hansuk | 2007/09/30 00:52 | movie | 트랙백 | 덧글(0)

오래된 핸드폰 메모들 2

핸드폰을 바꿨다. 일년반 정도 동안 정들었던 ever 7.9mm 초슬림 바와 이별의 순간. 그때그때 생각나서 적어두었던 핸폰 메모들 중에 미결로 남아 있는 것들을 기록하고 지운다.

1. 반공연
기사들 전화번호 목록. 끝내는 다 외워서 필요 없었던 것들.
2. 앙드레김의 경력 검색
난 아무래도 이 사람이 왜 유명한 지 모르겠다. 학위 위조 사기꾼들하고 같은 취급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사람도 전형적으로 명성이 명성을 불러오는 사람인 듯. 그리고 프로페셔널이라기보다는 키치? 그냥 적당히 어울려 사는 사람 정도 같다.
3. 맛집 - 한성대 입구 명월집
준호 형이 알려준 장사 잘되서 거만한 고기집. 장사하기 싫으면 장사안하고, 오늘 팔 고기 떨어지면 문 닫고, 추가 주문 안되고 - 그러니까 처음에 알아서 많이 시키라고 - 불어 먹어도 안되고 주는 대로 먹어야되고. 그래도 맛있어서 모든 게 용서된단다. 대학로에서 놀게 되면 꼭 한 번 가봐야지 싶었는데 아직 못가봤다.
4. 버스 안내 ARS를 위한 버스정류장 번호
당곡중, 낙성대 버스정류장의 번호가 있다. OB연습 끝나고 뒤풀이에서 진탕 놀다가 집에 올 때 유용한.
5. 직관적확신 이성적추론 도그마적교리 어긋남없이맞추려는 노력
신학에 대한 비판
6. 기본빌드: 원게이트 드라군사업 로보틱스 옵저버 확장
스타크래프트. 군대에서 제홍이에게 배운 투게이트 밖에 몰랐었는데 어디서 이런 걸 주워들어서 적어놨다.
7. 조셉 콘래드, 어둠의 심연 Heart of darkness
레오폴드 왕의 유령이라는 책을 읽다가 언급된, 비슷한 내용이지만 지역을 적시하지는 않은 소설. 언젠가 읽을지도 몰라 적어두었다. 아마 읽으면서 또 화내게 되겠지.
8. 생략
9. 신림역 버스 0시 22분 6514, 152
자정이 넘어 신림역에 들어오면 터덜터덜 집에까지 걸어갔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는 거.
10. 정학, 나상준
회사 전산망에서 찾아보기로 했던, 영선이 친구? 선배? 같은 회사래.
11. 인차 = 바로, 목난지 = 목이 부어 침삼키기 아플 때, 퉁기쳤다 = 물집잡혔다 입에 물퉁기치다.
海玉語
12. 관절낭 뒷쪽 아래
를 펴야 한다. 어깨 관절.
13. 생략: 회사 일 관련
14. 추종자는 피추종자의 따뜻한 한마디에 감동받고 또 무한히 따른다.
그래서 추종자는 나쁜 거다. 추종하면 안된다. 객관적으로 보고 따져야지. 아니면 영원히 그 추종의 세계에서 살던가. 그런데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까 그러면 안되는 거다.

by hansuk | 2007/09/25 16:36 | daily stuffs | 트랙백 | 덧글(0)

원하는 바를 명확히 말하기

헉쓰. 눈물이 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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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의 볼륨매직은 아주 마음에 들게 잘 들어갔다.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다만 정장셔츠나 남방을 계속 입으면서 옷깃에 닿는 뒷머리는 잘라내는 게 낫겠다 싶었다. 앞머리 길이가 합류해주면 그 때 같이 길러도 되니까.

- 컷트 할 거구요, 뒷머리 이만큼 잘라주세요.
- 옆머리는 어떻게? 귀를 덮게 / 나오게?
- 아.. 그러니까.. 짧게 할 생각은 없고요...
- 나 정도? 길게? 짧게?
- 아.. 네.. 그 정도요..

옆, 뒤에 가위가 들어갔다.

- 뒤 좀만 더 잘라주세요. 네 그렇게요.

딱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어? 옆머리를 더 자르네?
어?
어?
어?
뭐야...

뭐 어쩔 수 없지. 이미 자른거 붙일 수도 없고. 한 달쯤 손해본거군... 걍 넘어가자.
어?
어?
어?

결국... 끝났고.

- 시원하게 잘라드렸어요.

소리를 들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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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양보해도 이 아저씨가 내 말에 신경안쓰고 지맘대로 자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어차피 손해보는 건 나. 원하는 건 뭐다. 아닐 땐 아니다.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걸 못해서 여태 손해본 게 얼마란 말인가.

by hansuk | 2007/09/02 22:00 | daily stuffs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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